◀ 앵 커 ▶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더위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는 건 아닙니다.
대전MBC는 오늘부터 <같은 더위는 없다 -
폭염 불평등 실태 보고서> 기획 보도를 통해
기후위기 속 폭염 불평등 실태를 분석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대전에 열화상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본 '폭염 불평등'의 생생한 현장을
김성국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낡은 건물들이 빽빽이 모여있는
대전 동구의 쪽방촌.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았지만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
외벽에 실외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열기가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는 쪽방촌을
열화상 드론으로 촬영했습니다.
노랗게 밝을수록 온도가 높은 건데,
화면 속 쪽방촌 건물들의 옥상과 지붕은
거의 빨갛거나 노랗습니다.
온도를 재보니 대부분 50도를 넘고,
철제 지붕은 73도까지 치솟습니다.
2km가량 떨어진 신축 아파트는 어떨까.
40도가 넘어가는 아파트 옥상과 달리,
외벽은 대부분 20도 대에 불과하고,
18도까지 내려가는 곳도 있습니다.
인근 쪽방촌과 비교했을 때
최대 5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겁니다.
이번에는 열을 머금고 있는
쪽방촌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햇빛을 그대로 받는 건물 꼭대기 층입니다.
주민들이 씻는 공간인데요. 이렇게 창문이
열려있는데도 천장 온도는 50도에 육박합니다."
에어컨 없이 비좁은 쪽방에서
선풍기에만 의지하는 주민들은 지속되는
폭염에 몸이 성한 곳이 없습니다.
고명규 / 쪽방촌 주민
"(선풍기도) 금방 처음 틀 때만 좀 시원하지, 저는 덥죠. 따스한 바람 나오는데...말이 좀 이상하게 변해서 지금, (몸이) 조금 안 좋아요."
불과 10분 거리, 달동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철제 지붕이 많은 이곳 주택들도
온도가 50에서 60도까지 오르는 게 확인됩니다.
북쪽으로 이동해 만난 아파트 건설 현장도
대부분 온도가 40에서 50도에 이르는데,
제대로 된 그늘 없이 뙤약볕뿐입니다.
건설 노동자
"그늘막에다가 선풍기 갖다 놓고 들어가서 잠깐 쉬고...햇살이 뜨거우니까 힘들죠."
이처럼 폭염의 피해는 '불평등'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주거 취약계층과
야외 노동자들에게 더 심각합니다.
손승우 / 한국환경연구원 공학박사
"아파트는 조경 녹지도 많고 하나의 숲처럼 만든다...(반면) 기후 변화가 있는데 온도가 올라가고, 환경 불평등에 의해서 쪽방촌 같은 데에 사시는 분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 거예요."
기후위기에서 나아가
기후 재난이 일상으로 다가온 지금.
하늘에서 내려다본 도심 속 열화상 풍경은
'폭염 불평등'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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