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대전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머니와 아들이
숨진 지 20여 일 만에 발견됐다는
대전MBC 단독 보도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더욱 촘촘한 복지 행정을 지시했는데요.
대전의 한 80대 어르신은
생활고 모자 사망 사건과 같은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재활용품을 주워 모은 천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86살 이형진 할아버지가 빈 깡통을 모읍니다.
이형진 할아버지는 8년 전부터
재활용품을 수거해 고물상에 내다 팔았습니다.
노부부가 사는 데 부족함이 없었지만,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형진 / 기부자
"보람된 일을 한 번 하고 싶다. 오로지 (그 뜻이었고,) 말하자면 선행을 한 번 하고 떠나고 싶다."
매일 2만 걸음씩 걸으며 기부를 이어가던
이 씨는 몇 년 전부터 생활고를 비관한 일가족의
사망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씨는 한 가정이라도 삶에 희망을 주고
싶다며 천만 원을 모아 기부했습니다.
이형진 / 기부자
"나도 그만둘 때도 됐고 그래서 '조금 모아야겠다' 해서 돈 천만 원 모아주면, 어려운 가정 한 분을 선택해 주시면..."
대전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자가 숨진 지
20여 일 만에 발견되는 등 최근 신변을 비관한
일가족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를 막기 위한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재욱 /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3만 원, 5만 원, 한 달에 1만 원씩 하시는 분이, 어르신들이 많으세요. 극단적 선택을 하신 것에 대해서 충격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이형진 할아버지의 기부금은
아이의 수술비와 생활비가 급히 필요한
대전의 한 한부모가정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이 씨는 기부금을 받을 가정에게
손수 적은 손편지와 함께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형진 / 기부자
"이것을 절대 웬만하면 쓰지 말고, 정말 아주 어찌할 도리가 없을 때 조금씩 썼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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