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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면 복구, 눈 감으면 쪽잠"..이재민들의 한숨/투데이

윤소영 기자 입력 2025-07-21 08:07:46 수정 2025-07-21 08:07:46 조회수 1

◀ 앵 커 ▶ 

충남을 강타한 괴물폭우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8백 명 가까운 주민들이 

삶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낮엔 복구 작업, 밤엔 대피소 생활.


이들의 힘겨운 여름나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7일 새벽, 하천이 범람하면서 

충남 예산의 한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구명보트를 타고 겨우 몸만 피한 주민들.


다시 찾은 집은 그야말로 폐허였습니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훔치며,

정든 세간살이를 하나둘 정리합니다.


현종학/예산군 삽교읍

"답답한 건 한두 가지가 아니지. 좋은 물건, 아기자기하게 아껴 쓰던 거 다 그냥 버리니까.."


평생을 일궈온 삶터를 앗아간 폭우.


유난히 맑게 갠 하늘이 오히려 더 야속합니다.


윤정숙/예산군 삽교읍

"바라는 것도 없어. 나 죽었으면 한갓지겠어, 안 보면 한갓지겠어."


새벽부터 복구 작업에 나선 주민들의 

임시 보금자리는 마을 근처 체육관입니다.


나흘째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돗자리 위에서 쪽잠을 청하는 생활.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임영순/예산군 삽교읍 

"여기 물 차도록 있다가 막 119에서 (구조)해서 데리고 갔어요, (대피소가) 안정이 되지."


"학교 체육관에 딸린 이 작은 화장실을 40명이 넘는

수재민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샤워시설 없이

세면대 두 대가 전부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복구는커녕 집 안 사정도 살펴볼 수 없습니다.


김남식/예산군 삽교읍

"갈 수가 있어야지, 나 눈 안 보여. 우리 집만 지금 안 치우고 있는 거야."


지난 17일 충남을 덮친 괴물폭우를 피해 

삶터를 떠났던 주민은 모두 2천5백여 명.


하지만 8백 명 가까운 주민들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재민 대부분이 고령층이다 보니,

무더위 속 건강 문제도 걱정입니다.


기약 없는 대피 생활에

다시 시작된 폭염까지 겹치면서,

이재민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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