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최근 예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에서 불이 났지만,
주민이 곧바로 소화기로 진화해
큰 피해를 막았습니다.
그런데 주차장 천장을 살펴보니,
누수를 막기 위한 비닐막이
스프링클러를 가리고 있어,
자칫 대형 화재로도 번질 뻔한
위험한 구조였습니다.
김성국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예산의 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흰색 SUV차량에서 짙은 연기가 나오더니
차량 하부에서 불꽃이 일어납니다.
지난달 29일 아침 7시쯤, 이 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를 발견한 주민은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소화기를 뿌렸고, 불은 10분 만에 꺼졌습니다.
그런데 이 초기 대응이 없었다면
자칫 대형 화재로도 이어질 뻔했습니다.
불이 난 차량 위에는 비닐막이 스프링클러를
막은 채 설치돼 있었고, 비닐막끼리 서로
맞닿아 있어 불길이 번지기 쉬운 구조였습니다.
"불이 났던 지하 2층 주차장입니다.
천장 곳곳에 비닐막이 설치돼 있는데요.
특히 화재에 취약한 전기차의 충전 구역에도
이렇게 비닐막이 쳐져 있습니다."
비닐막은 열과 연기 감지를 방해해 스프링클러
작동을 지연시킬 수 있고, 불이 쉽게 옮겨붙어
화재를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동경 /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초기 진화가 안 됐다면 어디까지 확산될지는, 우리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건데 (그 피해를) 아무도 장담을 못 합니다."
비닐막은 아파트 시공사가 주차장 누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 2월 설치했습니다.
입주한 지 1년도 안 돼 주차장 벽과 천장
곳곳에 균열이 생기면서, 석회 섞인 물이
차량 위로 떨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이에 주민들이 지난 2월, 하자 보수와 함께
임시 조치로 비닐막 설치를 시공사에
요청한 겁니다.
하지만 시공사가 비닐막만 설치한 채
균열 보수를 지금까지 미루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희 /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저희는 전기차도 있기 때문에 진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고) 저희 전 입주민들의 재산은
물론이고 목숨도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하자 보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지하 2층
주차장은 비방수 구조로 설계해 누수는 하자가
아니"라면서도, "비닐막은 주민 편의를 위해
설치해 줬고 잘못된 일인지는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균열 보수 방법을 정하고
현장 점검 등을 하는 데 늦어지면서,
당초 약속했던 4월에서 이달로 3개월가량
작업이 미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예산소방서는 비닐막이 화재 시
연소 확산과 스프링클러 작동 방해 등
위험 요소가 있어, 화재예방법 등에 따라
철거 조치를 명령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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