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6.25전쟁 75주년인 어제
박선영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6.25 당시 군경에 의한 대규모
학살이 있었던 대전 골령골을 방문했다,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박 위원장이 근조화환에 '고귀한 희생'이라고
표현한 걸 두고, 국가로부터 학살당한
희생자들의 목숨이 어떻게 '고귀한 희생'이
될 수 있냐고 유족들이 분노한 건데요.
박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가 폭력 피해자 모욕하는 진화위 위원장,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6.25전쟁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대전을 방문한 박선영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대전형무소 재소자 등 최소 천8백 명 이상이
우리 군과 경찰에 불법적으로 처형된 것으로
확인된 대전 산내 골령골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임재근/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
"발굴한 뼈를 국가가 인수 안한다고 해서 유족들이 만든 유해 보관소입니다.
전미경/(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회장
"그만 가세요. 유족들 혈압 터져 죽는 꼴 보지 말고 가시라고요."
박 위원장이 내일로 예정된
합동 위령제에는 참석하지 않으면서
유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곁다리식으로
골령골을 찾았다는 겁니다.
임재근/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
"국가기념일(행사) 참석 후에 그냥 거쳐가듯이 골령골을 온 것에 대해서 저희가 분개한 겁니다."
돌아가라는 유족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박 위원장이 아랑곳하지 않고
평화공원 계획 보고를 받으려 하자
결국 박 위원장과 유족 사이 언쟁까지
벌어집니다.
박선영/진실화해위 위원장
"지금 똑같은 질문을 계속하시는데, 잘 들으세요. 말씀 다하셨죠? 대화는 감정이 격해졌을 때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대화는 상대를 인정할 때 대화가 되는 겁니다."
현장에 놓인 박 위원장이 보낸 근조화환에는
"고귀한 희생에 애도를 보낸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죽음을 고귀하다고
표현한 것에 유족들은 가슴을 쳤습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진실을
규명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화해와
평화의 길을 이루겠다며 만들어진
과거사 국가조사 기관입니다.
현재 이곳의 장을 맡은 박선영 위원장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을
미화하는 발언을 일삼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해 임명 당시부터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는
아픈 별명을 가진 대전 산내 골령골을 비롯해
국가폭력 피해자와 유족들은 박 위원장의
임명에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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