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충현 씨는 홀로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는데요.
위험한 작업에서조차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건 비일비재하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나오는데,
심지어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마저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박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작업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고 김충현 씨.
기계의 작동을 멈출 수 있는 장치가 있었지만
2인 1조 근무가 지켜지지 않아 누를 수 없었고,
결국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동료를 잃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2인 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고소작업, 고온·고압기기 근접 작업,
중량물 취급 작업 등 계약서에 명시된
위험 작업에서조차도 원칙은 무시되기
일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인원이 여유가 있으면 2명, 3명 갈 수 있죠. 근데 인력 부족이 이제 시달리다 보니까 이게 한 명씩 가야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죠."
실제 지난 2022년 작성된 작업 전
안전 회의, TBM 일지를 보면 추락 위험과
중량물 낙하 위험이 있다고 기재된
3, 4m 높이의 수소 냉각 장치 철거 작업의
명단에 적힌 이름은 단 한 명입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말 작성한 일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기계를 돌리는 데 필요한 기름을 보충하는
작업으로, 기름에 미끄러질 경우 회전하는
기계 부위에 끼일 위험이 있지만 이 작업 역시
함께 작업한 동료는 없었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회사의 지시로
8시간 인터넷 교육을 이수한 뒤 현장
관리 감독자로 지정되는 상황도 지적합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인터넷으로 하루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있어요. 그 교육을 이수하면 그냥 관리 감독자가 되는 거죠."
하청업체 두 곳의 노동자 35명 가운데
확인된 것만 최소 10명이 이러한 관리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작업에 투입되는 노동자가 현장을 감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안전 책임자로
이름을 올리는 건데,
결국 산업 재해를 은폐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서로 이제 같은 동료가 책임져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사고가 난 거에 대해서 자꾸 숨기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노동자들은 또,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성문을
제출하게 하는 등 계약을 빌미로 한 하청업체의
소위 갑질에도 노출되고 있다며
안전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일터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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