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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작업도 나 홀로"…안전 책임마저 떠맡아/투데이

박선진 기자 입력 2025-06-10 08:32:32 수정 2025-06-10 08:32:32 조회수 0

◀ 앵 커 ▶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충현 씨는 홀로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는데요.


위험한 작업에서조차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건 비일비재하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나오는데, 

심지어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마저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박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작업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고 김충현 씨.


기계의 작동을 멈출 수 있는 장치가 있었지만

2인 1조 근무가 지켜지지 않아 누를 수 없었고,

결국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동료를 잃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2인 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고소작업, 고온·고압기기 근접 작업, 

중량물 취급 작업 등 계약서에 명시된 

위험 작업에서조차도 원칙은 무시되기 

일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인원이 여유가 있으면 2명, 3명 갈 수 있죠. 근데 인력 부족이 이제 시달리다 보니까 이게 한 명씩 가야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죠."


실제 지난 2022년 작성된 작업 전 

안전 회의, TBM 일지를 보면 추락 위험과 

중량물 낙하 위험이 있다고 기재된 

3, 4m 높이의 수소 냉각 장치 철거 작업의

명단에 적힌 이름은 단 한 명입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말 작성한 일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기계를 돌리는 데 필요한 기름을 보충하는 

작업으로, 기름에 미끄러질 경우 회전하는 

기계 부위에 끼일 위험이 있지만 이 작업 역시

함께 작업한 동료는 없었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회사의 지시로 

8시간 인터넷 교육을 이수한 뒤 현장 

관리 감독자로 지정되는 상황도 지적합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인터넷으로 하루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있어요. 그 교육을 이수하면 그냥 관리 감독자가 되는 거죠."


하청업체 두 곳의 노동자 35명 가운데

확인된 것만 최소 10명이 이러한 관리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작업에 투입되는 노동자가 현장을 감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안전 책임자로 

이름을 올리는 건데,


결국 산업 재해를 은폐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서로 이제 같은 동료가 책임져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사고가 난 거에 대해서 자꾸 숨기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노동자들은 또,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성문을 

제출하게 하는 등 계약을 빌미로 한 하청업체의 

소위 갑질에도 노출되고 있다며

안전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일터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 END ▶

  • # 고_김충현
  • # 태안화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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