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그제 서산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는데요.
초기 진화에 필요한 스프링클러 같은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층 객실 창문 사이로
짙은 연기가 거세게 뿜어져 나옵니다.
구조 사다리에 몸을 맡긴 투숙객 한 명이
간신히 창밖으로 탈출합니다.
하지만 구조의 손길이 닿지 못한
객실 곳곳에선 다급한 외침이 이어집니다.
"사다리 좀 더 주세요!"
"살려줘요, 여기!"
그 사이, 연기에 휩싸여 시야에서 사라지는
투숙객의 모습도 목격됩니다.
불은 그제 밤 9시 30분쯤, 서산의 한 4층짜리
모텔 2층 객실에서 시작됐습니다.
화재는 2층 객실 일부만 태우고 1시간 30분 만에
꺼졌지만, 50대 남성 한 명이 숨지고, 20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연기가 좁은 복도를 타고 퍼지면서 스스로 대피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투숙객은 구조대 도착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객실마다 깨진 창문이 당시 상황을 보여줍니다.
유독가스에 탈출로가 막힌 투숙객들이
직접 유리를 깨고 구조를 요청한 겁니다."
불이 난 모텔은 각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행법상 숙박업소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지만, 이 건물은 2003년 사용 승인을 받아
소급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습니다.
불이 난 곳 주변 숙박업소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근 숙박업소 관계자
"작업하는 사람들이 부탄(가스) 같은 거 갖고 왔는데 안 된다고 했다가도 인정상.. 불은 한 번도 안 나 봤잖아요."
전문가들은 오래된 숙박업소에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하고,
정기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정부는 2019년, 거동이 어려운 환자가 있는
의료기관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한 바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일부 사업장에) 소급 적용을 유도하기 위해서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을 해준 경우가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일부 지원을 하고 일부는 건물주나 영업주가 부담하는.."
한편, 현장 합동감식을 마친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 전기적 요인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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