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매일 1% 수익을 지급하겠다던 일당이
지난해 투자 사기로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그런데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평생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일당이 대전 등 전국에서
대규모 설명회를 잇따라 열고 있습니다.
노후 불안이 큰 고령층이
많게는 수억 원씩 투자하고 있는 상황인데,
또다른 사기 행각이 아닌지
경찰 수사가 시급합니다.
윤소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백 명 인파가 몰린 투자 설명회장.
중국인으로 보이는 업체 대표가 등장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투자 업체 책임자
"보고 싶으셨나요? 자신에게 큰 박수를 한 번 보내주세요."
구체적인 사업 설명도 없이,
투자 성공 사례부터 줄줄이 소개합니다.
투자 업체 책임자
"작년에 이렇게 구매하셨을 때 7천만 원 정도 되셨는데, 지금은 1억 5천만 원 정도 됩니다. 그러면 그 자산이 두 배로 증가한 게 맞습니까?"
한 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된 본격적인 설명.
비트코인 채굴기에 USB 형태의 '가속기'를
꽂으면, 채굴 속도가 빨라져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말레이시아 채굴장에서
직접 촬영했다는 영상까지 보여줍니다.
업체 관계자
"자 (가속기를) 뽑았더니, 3에서 2가 되죠. 뽑아서 채굴이 멈춘 거죠. 0041번이랑 휴대전화에 있는 숫자랑 대조를 하는 거예요. 본인 것이 맞으니까.."
업체가 자체 개발한 앱을 설치한 뒤 투자금을 이체하면, 매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건데,
여기에 지인을 추천해 투자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지급되는 수당도 많아진다고
홍보합니다.
업체 관계자
"제 산하의 6천 명이 비트코인 채굴을 하는 거예요. 회사가 (채굴 결과의) 3%를 떼서 저한테 매일 비트코인으로 지급하는 거예요."
참석자 대부분은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모인 60대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
한 70대 참석자는,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70대 참석자
"(과거에) 사기당해서 왕창 망했는데 된다고 하니까 다시 일어서려고. / 얼마나 정도 생각하시고 / 9억 돼요. / 9억이요?"
자신들의 채굴 사업만 믿으라는
업체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7개월 전, 이 업체에 수백 만 원을 맡긴
한 60대 피해자는 지금까지 투자금 회수는 물론
해약도 못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60대 피해자
"내 돈 넣어놓고, 하루에 나오는 것이 0.2%, 0.3% 이렇게 나오니까 그 돈, 내 원금만 찾으려고 그래도 거의 1년이 넘죠. 자기들이 채굴해서 주는 것이 아니고 돌려막기, 폰지로 해서 주는 거니까.."
10년 가까이 암호화폐 업계에 몸담은 전문가
역시 암호화폐 채굴은 구조 자체가 복잡한 만큼,
단순히 USB형태의 장치를 꽂는다고 수익률이
올라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암호화폐 전문가
"뭔가를 넣어가지고 회수율을 더 높게 채굴한다는 거는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죠. 알고리즘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러면 블록(체인)을 다시 다 바꿔야 되잖아요."
해당 업체는 지난달에만 부산과 대구, 광주 등지에서
10차례 넘는 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국적으로 피해가 커질 우려가 큰 만큼,
수사당국의 조속한 개입이 요구됩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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