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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7년 만에 찾은 고향...단 100일의 시간/투데이

박선진 기자 입력 2025-04-30 08:37:22 수정 2025-04-30 08:37:22 조회수 1

◀ 앵 커 ▶

647년 만에 고향인 서산을

찾은 고려 불상이, 다음 달이면

다시 일본으로 반환됩니다.

국외 반출 문화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그 사이 달라졌을까요?

박선진 앵커가 되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장장 10년이 걸렸습니다.

서산 부석사의 금동관음보살좌상,

이 불상의 소유권에 대한 결론이 나기까지

말입니다.

일본에 약탈된 이 불상을 한국 절도범이 훔쳐 국내로 들여온 뒤 64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단 백일,

다음 달 10일이면 다시 일본 대마도로

돌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일지 모를 서산 부석사에서의 불상을

보기 위해 평일 2백여 명, 주말이면

천 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정부의 환수 노력을 촉구하는 서명에는

2만 명 가까운 이들의 염원이 모였습니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이곳을 떠난다는

사실에 아쉬움도 크지만, 어디에 있든 부처의 뜻은 같다는 믿음을 되새깁니다.

박도연 / 수원 팔달구

"그립고 반갑고 좋습니다. 아쉽긴 하지만 우리 부처님, 우리가 만든 이 부처님께서 거기 가 계시면서 또 모든 사람들을 또 부처님 길로 다 인도하고 다 그렇게 잘 살면 또 좋은 거죠."

대법원까지 이어진 지난했던 재판 끝에

결국 불상의 소유권은 일본에 넘어갔지만,

해외 반출 문화유산 환수 노력은

법적 다툼과는 다릅니다.

부석사 측은 재판 중에도, 대법원 판결로부터

1년 6개월이 넘게 지난 지금도 정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특히 대법원이 약탈 사실과 서산 부석사의

역사성 등을 인정한 만큼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장기 대여 등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겁니다.

원우 스님 / 서산 부석사 주지

"우리 정부의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고요.

우리 문화재가 전 세계에 70만 점이 나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데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또 해야 되고…"

실제 지난 2023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취재할 당시, 문체부와 외교부 모두 관할이

아니라며 상대 부처에 대응을 떠넘겼고

국가유산청도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아

반환을 준비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금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국외소재문화유산 보호와 환수 등을

담당하는 국가유산청은 판결 이후 불상과

관련해 달라진 사항은 없다며, 정부 차원의

절차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문화재 약탈을 자랑스럽게 전시하던

"인디아나 존스의 시대는 끝났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제국주의 시절

약탈한 문화재들을 선제적으로 반환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외로 유출된 국가유산은

24만 7천718점, 그중 44%에 달하는

108,705점이 일본에 있습니다.

"꼭 다시 만나요, 꼭 우리나라로 돌아오세요."

불상을 만나러 먼 길을 찾아온 아이들의

소망처럼 소중한 국가 유산이 다시 우리 곁으로

올 수 있도록 어른들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앵커리포트였습니다.

◀ END ▶

  • # 서산_부석사
  • # 금동관음보살좌상
  • # 대마도
  • # 국가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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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진 sjpark@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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