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주 바닷마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오애순은
1980년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어촌계장에 오릅니다.
하지만 드라마 배경으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 어촌계장은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여성 어업인이 여전히 어촌계장을 맡는 일이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오애순은
1987년, 제주 오동리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어촌계장에 당선됩니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오애순'이 있었습니다
2017년, 태안의 한 어촌 마을에서
첫 여성 어촌계장이 탄생한 겁니다.
임은미/태안 고남어촌계장
"부녀회장이 하면 어떻겠냐, 이야기가 나왔어요. 이제 다 동의하에 제가 하게 됐죠."
하지만 여성 어촌계장은 여전히 극소수입니다.
충남 서해안 지역 어촌계장 174명 가운데,
여성은 단 3명뿐입니다.
여성 어업인의 수가 적어서는 아니었습니다.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보면,
충남의 여성 어업인은 6,389명으로
남성보다 오히려 200여 명 더 많았습니다.
충남도가 어업인을 심층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업무량에도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일부 여성 응답자는 남편이 배를 몰면
자신이 통발을 건져 포장하는 작업까지
맡기 때문에 오히려 남편보다 업무량이
많다고 답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집안일과 어구와
어획물 손질까지 도맡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장 어민들의 말도 비슷했습니다.
조은희/태안군 고남면
"물 들어올 때까지 하면 5시간. 5시간, 4시간 그렇게 해요. 아버님도 똑같이 그렇게 해요. 물이 이렇게 들어오니까요."
이송희/태안군 고남면
"굴도 따고 둘이 똑같이 다해요. 굴도 따고 바지락도 따고 다해요. 한 5시간, 4시간 이렇게 하지."
1970년대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로
어업 인구가 줄면서 부부 공동 조업이
일상화됐지만, 여성은 여전히
'보조인'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편영숙/태안군 고남면
"(어촌계장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못 했죠. 저런데 활동하려면 그렇고 뭐든 면에 여자는 그런 것도 확실히 모르고 여자니까, 그래서 생각을 못 했죠."
오랜 관행 속에, 여성 어업인의 목소리가
어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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