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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급한데.." 골령골 평화공원 언제쯤?/투데이

이혜현 기자 입력 2025-04-10 08:53:35 수정 2025-04-10 08:53:35 조회수 2

◀ 앵 커 ▶

6.25 전쟁 당시

수천 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대전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는

아픈 별명을 갖고 있는데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10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진실을 찾는 시간,

언제쯤 가능할까요?

이혜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6·25 전쟁 당시 수천 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대전 산내 골령골.

당시 아버지를 여읜 두 살배기 딸은

어느새 팔순을 바라봅니다.

전미경 / 골령골 희생자 유족

"제가 솔직히 골령골에 가서 행동을 마음대로 못 해요. 아버지 시신을 밟고 넘을 것 같아 가지고."

정부가 대전 골령골에 희생자들을 위한

평화공원을 짓기로 한 건 지난 2016년.

하지만 공사는 세 차례나 미뤄졌고

그 사이 유족들은 하나 둘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미경 / 골령골 희생자 유족

"빨리 (평화공원이) 조성돼서 제 생애 돌아가신 분들 그저 편안히 거기서 영면하는 걸 보고 가야 하는데‥"

늦어진 공사로 건축비는 껑충 뛰었고

다시 타당성을 따지느라 2년을 허비했습니다.

올해는 본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해

실시설계는 아예 멈췄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5년 전 이곳에는 평화공원이 조성됐어야 하지만, 첫 삽을 뜨지도 못 한 채

현재 이곳에는 흙먼지만 가득합니다."

골령골에서 스러져간 이들의 유해는

작은 플라스틱 함에 담겨

여전히 세종 추모의 집에 임시 보관 중입니다.

하지만 세종 추모의 집이 주말이면 문을 닫아

유족 참배조차 제한적입니다.

평화공원에 유해를 어떻게 안치할지를

놓고도 논란입니다.

행정안전부는 화장을 내세우지만,

유족들은 신원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화장은 안 된다고 맞섭니다.

골령골에서 발굴한 유해 천4백여 구 가운데

진실화해위원회가 유전자 감식을 진행한

유해는 40%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이면 현재 진실화해위 활동도 끝나

남은 유해 전부를 검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임재근 /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

"유가족들이 세상을 등진 뒤에 신원이 확인되고 그다음에 평화공원이 조성된다면 희생자들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억울한 죽음을 맞은 희생자,

그리고 대를 이어 고통 받는 유족들.

골령골에 맺힌 절규는 7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허공을 맴돌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 END ▶

  • # 골령골
  • # 평화공원
  • # 위령시설
  • #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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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do99@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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