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80대 노인이 평생을 고생해 모은
4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고향이 있는
충남대에 기부했습니다.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자신처럼
어려운 형편 때문에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거액 기부자의 바람은 그것 하나였습니다.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부산시 영도구에 있는 6층 건물,
주인은 올해 88살 미수의 윤근 여사입니다.
아직도 여관 일을 챙길 정도로 부지런한
윤 여사가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40억 원 상당의 건물을 충남대에 기부했습니다.
윤근 / 기부자
"내가 머릿속에 항상 두고 있던 거, 그걸(여관 건물) 지을 때부터 그 마음을 먹었었거든요. 언젠가는 내가 갈 때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충남대학에다 내놓아야 되겠다는.."
3살과 13살에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의고
정작 자신은 장사와 남의 집 살이 등
온갖 허드렛일로 생계를 꾸리느라
초등학교 문턱도 넘지 못했습니다.
윤근 / 기부자
"고생고생 말도 못 하죠, 이것저것 안 해 본 것 없고. 오로지 정직하게 그저 옳게만 이렇게 살아야 된다 (생각하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고향인 청양을 떠나
서울과 부산으로 오랜 타향살이를 해야 했지만
마음이 떠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고향이 있는 국립대에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윤 여사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값진 나눔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꿈을 선물한 여사의
바람은 단 한 가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만 했으면 하는 겁니다.
윤근 / 기부자
"우리 학생들 어쨌든 하나라도 공부 더 해가지고 그저 활달하게, 똑똑하게 이 나라에 똑똑한 사람이 돼 갖고 나라를 움직이는데 한 기여를 했으면.."
35년 전 김밥 판 돈을 모아 충남대에
50억 원을 내놨던 '김밥 할머니'
고 이복순 여사의 기부 뉴스도
결심을 단단하게 했습니다.
40억 원은 충남대 개인 기부액으로는
이복순 여사 이후 두 번째로 많습니다.
김정겸 / 충남대 총장
"윤근 여사님의 기부 정신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역사의 거울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의 빛이 되어 줄 것입니다."
대학 측은 기부받은 부동산을 교육시설,
수련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문은선입니다.
◀ END ▶
- # 충남대
- # 기부
- # 40억
- # 윤근
- # 제2의김밥할머니
Copyright © Daejeon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