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새벽 시간 150mm 남짓한
폭우에 대전은 완전 마비됐습니다.
새벽 시간대 많은 비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불과 며칠 전 대형 태풍에 대비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대전시의 치수 방재 시스템은 엉망이었습니다.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출근 시간대 대전 만년지하차도,
빗물이 어른 무릎까지 차올랐습니다.
지하차도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고
차가 갇혔습니다.
구청 직원들이 급히 배수 뚜껑을 열고
물을 빼냅니다.
[이상길/대전 서구 건설과]
"쓰레기가 일단 덮이는 게 많아가지고
그게 이렇게 우기 때는 좀 문제가 될 수 있죠."
대전 원촌교 주변,
평소 물에 잠기는 곳이 아닌데 출근길
도로는 물바다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급한 대로 주민들이 배수구를 확보했지만
물난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배동환/대전시 원촌동]
"구청에다 얘기를 했는데 다른 인명이
우선이라고 여기는 나중에 천천히 해준다고
하더라고. 우선 먼저 이거라도 긴급히
와가지고 했으면 이런 피해는 없었을 텐데..."
대전시 배수 용량은 시간당 80mm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단순 수치로만 놓고 보면 어제 새벽
시간당 65mm 비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전시와 유성구는 불과 며칠 전
태풍 솔릭에 대비해 배수로 등을 정비한
상황이었습니다.
[허태정/대전시장]
"배수 능력이라든지 그런 처리상에서 문제가
좀 생겼던 상황이거든요. 그런 부분을 한 번
다시 점검해서 설계를 다시 해야 될 것으로
봅니다."
지대가 낮은 전민동 일대에선
하천관리사업소의 수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배수 펌프장도
2곳 가운데 한 곳밖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강혁/대전시 시민안전실장]
"일부 저쪽 침수돼 있는 쪽은 수문을
제때 막지 않아 가지고 하천수가 그쪽으로
역류됐다. 하천관리사업소 얘기는 그 시점을
정확히 판단하기가 아침 새벽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대형 태풍도 아닌 하룻밤 폭우에
도시 기능이 마비된 대전시,
낙제 수준의 치수 방재 시스템에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신규호
영상제보: 이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