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어서 또 다른 학교 폭력 사건을
전해드립니다.
대전에서 동급생에게 학교 폭력을 당한 학생이
극단적인 시도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도를 넘어선 학교 폭력에 대전시교육청이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 모 중학교 2학년 김 모 군은
지난달 말부터 두 차례에 걸쳐 학교 안팎에서
동급생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자기를 험담했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 앞에서 마구 맞아야 했습니다.
[김 모 군 피해 학생]
"목 졸리고 코피 나는데 지폐 꺼내서 돌돌 만 다음에 코피 난 코에 넣어서 돼지 XX는 이런 거라고."
사건 이후, 학교에 가지 못한 채
불안과 우울 증세를 호소한 김 군은 지난 2일,
집에서 급기야 극단적인 시도를 하다
아버지의 제지로 화를 면했습니다.
[김 모 군 피해 학생]
"진짜 당해본 사람만 아는데, (주변의) 시선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리고 가해 학생이 저에게 와서 또 때릴 것 같고. 그런 두려움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 5일과 피해 학생에게 접근 금지,
특별교육 이수 처분을 내렸지만, 김 군 측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김 군 아버지]
"(학교가) 제대로 신경을 안 썼다는 거죠. 이런 상황인데 가해 학생이 있는데 과연 우리 애가 학교에 다니기는 힘들지 않겠나."
학교 측은 위원회를 거쳐 결정한 징계인 만큼
절차상의 문제는 없으며, 피해 학생의 안정과
두 학생의 화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관계자]
"둘이 친한 사이에요. 가해 학생이 그동안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도 한 번도 없고 우발적으로 한 번 이런 일이 일어났던 것 같아요."
대전시교육청은 잇단 학교 폭력으로
시민에게 우려를 끼쳤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다음 달까지 학교 폭력 종합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권기원 대전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장]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는 것이고요. (시스템에) 잘못이 있어서라기보다 발전할 수 있는 방안,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점검하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사건들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현재 체계가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만큼 보다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