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종에서 80대 할머니에게 수천만 원을
인출하게 한 뒤 훔쳐 달아나려던 보이스피싱
용의자를 농협 직원들이 직접 붙잡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속아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
피해자를 꼼꼼하게 살핀 농협 직원의 기지와
적극적인 행동이 사기 피해를 막았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종시의 한 농협 지점.
80대 할머니 한 명이 농협에 들어오더니
직원과 상담합니다.
10분 가량 직원과 상담을 이어간 이 할머니는 천만 원을 인출한 뒤 은행 밖으로 나갑니다.
할머니가 나간 뒤에도 어딘가에 열심히 전화를 거는 농협 직원은 27살 성미정 주임으로,
성 주임은
평소와 달리 거액을 인출한데다 상담하는 동안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 할머니에게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미정 / 서세종농협 봉암지점 주임]
"통장에 거래내역을 보니까 다른 은행에서
정기예금을 해지한 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의심돼서 여쭤봤더니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셔서 조금 이상하게 생각을 했죠."
성 주임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할머니
자택과 휴대전화로 여러차례 전화했지만,
불발되자 동료와 함께 할머니의 집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이들은 집앞에서 현금 2천만 원을 갖고
도주하려던 말레이시아인 A 씨를 발견하고
현장에서 붙잡았습니다.
[김민수 / 서세종농협 봉암지점 계장]
"우체통에서 현금을 가지고 도주를 하려고
택시를 타고 도망가려는 찰나에 저희가
차량으로 막고 택시 기사님께 피의자 신분을
밝힌 후에 협조를 구해서.."
경찰은 피의자 A 씨가 전국을 돌며 11차례에
걸쳐 2억4천만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범죄
사기단의 일원으로 보고 A 씨를 구속하는 한편 나머지 일당을 쫓고 있습니다.
또 꼼꼼함과 적극성을 발휘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농협 직원 2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